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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전기요금도 평균보다 낮아

전기요금 (CG) [연합뉴스TV 제공]
전기요금 (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 중 가정용 전기요금이 가장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용 전기요금도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파워볼

19일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국가별 가정용 전기요금’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kWh당 8.02펜스(약 116원)로 집계됐다. 이는 IEA 회원국인 OECD 주요 26개국 중 가장 저렴한 수준이다.

2018년 기준으로 가정용 전기요금이 가장 싼 국가는 터키였고 한국이 두 번째였다.

그러나 지난해 한국의 전기요금이 8.28펜스에서 8.02펜스로 내려간 반면 터키는 7.79펜스에서 8.29펜스로 오르면서 순위가 뒤바뀌었다.

IEA 회원국 중 OECD 26개국 가정용 전기요금의 평균은 kWh당 16.45펜스로, 한국 요금은 평균의 절반 이하였다.

가정용 전기요금이 가장 비싼 국가는 독일로 kWh당 26.17펜스였다. 이는 한국의 3배 이상이다.

2018년 가정용 전기요금이 가장 비쌌던 덴마크가 지난해 26.84펜스에서 25.18펜스로 낮아지면서 독일이 1위로 올라섰다.

IEA, 국가별 가정용 전기요금 [IE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IEA, 국가별 가정용 전기요금 [IE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해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kWh당 7.43펜스(약 107원)로 24개 조사 대상국 평균인 8.56펜스에 약간 못 미쳤다.파워볼

산업용 전기요금은 이탈리아(14.50펜스)가 가장 비쌌다. 두 번째로 비싼 영국(11.53펜스) 등 다른 국가에 비해 요금 수준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한국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산업용 대비 108% 수준으로 가정용과 산업용 전기요금 간 격차가 주요국 중 가장 낮았다.

조사 대상국 평균 전기요금은 kWh당 가정용이 16.45펜스, 산업용은 8.56펜스로 가정용 전기요금이 2배가량 높았다. 격차가 가장 큰 덴마크의 경우 가정용이 산업용보다 무려 4배나 비쌌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가격정책 없이 공급에만 집중하는 에너지 정책은 국내 에너지 소비에 심각한 왜곡 현상을 가져올 것”이라며 “2050 탄소중립 등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면, 에너지 요금의 대표 격인 전기요금을 합리적인 방식으로 현실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IEA, 국가별 산업용 전기요금 [IE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IEA, 국가별 산업용 전기요금 [IE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bryoon@yna.co.kr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유니클로, 가족친화제도 모범적 운영”
가족친화인증 받으면 220개 인센티브 혜택
‘日 불매 운동’ 당시 각종 논란 중심 기업
시민들 비판 속 “여가부 폐지하라” 청원도
여가부 “적절치 않다는 것 동의..제도적 보완 검토”

여성가족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모독 광고 의혹’ 등으로 논란을 빚은 패션브랜드 ‘유니클로’의 운영사 에프알엘코리아를 ‘가족친화’ 기업으로 인증한 사실이 알려진 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가부를 폐지하라’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파워볼게임

19일 여가부 등에 따르면 에프알엘코리아는 올해 자녀출산 및 양육지원, 유연 근무 등 가족친화제도를 모범적으로 운영하는 기업에 부여되는 ‘가족친화인증’을 받았다.

이 인증을 받으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하는 사업 관련 사업자 선정 시 가점을 받고, 출입국 심사 시 우대를 받는 등 220개의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올해는 에프알엘코리아를 포함해 총 4340개 기업·기관이 이 인증을 받았다.

에프알엘코리아는 “임직원의 업무 효율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시차출근제 및 탄력 근무제 등 유연한 근무방식을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한편, 자녀출산과 양육을 지원하는 모성보호 제도를 활발히 사용해 여성의 경력단절 예방에 힘쓴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며 “실제로 육아휴직, 임신기 및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등 모성보호 제도를 사용하는 직원 비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관련 기사 댓글에는 여가부의 결정이 부적절하다며 반발하는 의견이 잇따랐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아이디 gree****는 “국민들은 불매운동중인데 정부는 상을 주면 국민들은 뭐가되나?”라고 반문했다. 아이디 jik7****를 쓰는 누리꾼은 “우린 반일감정을 유니클로에 표출하였지만 유니클로는 우수기업이었다. 오히려 한국이 초라해진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유니클로에 대한 여가부의 인증 부여에 반발하며 “여가부를 폐지해달라”는 내용의 청원도 올라왔다. 

에프알엘코리아가 운영하는 유니클로는 지난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모독하는 광고와 ‘일본 제품 불매 운동’ 관련 한국 소비자 비하 발언으로 연이어 논란을 일으켰던 기업이기 때문이다.

유니클로는 지난해 10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모독하는 광고를 했다는 의혹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논란이 된 유니클로 광고 영상에는 90대 할머니가 10대 여성으로부터 “제 나이 때는 어떻게 입었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게 오래전 일은 기억 못 한다”(I can’t remember that far back)고 답하는 내용의 영어 대화가 담겼다. 당시 유니클로는 해당 할머니의 발언을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로 의역해 우리말 자막을 달았고, 일각에선 유니클로가 굳이 80년 전을 언급하며 실제 대사와 달리 번역한 것에 대해 우리나라의 위안부 관련 문제 제기를 조롱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유니클로 측은 이 같은 지적에 “어떠한 정치적 또는 종교적 사안 등과의 연관 관계가 없다”면서도 “많은 분들이 불편함을 느낀 부분을 무겁게 받아들여 즉각 해당 광고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같은 해 7월에는 일본 유니클로 본사 임원이 ‘한국의 불매 운동 영향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 알려져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로 촉발된 반일감정에 기름을 부었다. 유니클로 측은 표현이 잘못 전달됐다며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불매운동은 더욱 거세졌다.

여가부는 이같은 논란에 대해 사전에 예고된 인증 기준에 부합하면 인증을 해주는 것이 제도의 취지인 만큼, 그에 따라 선정했다는 입장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사전에 예고된 기준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곳’ 등의 명시적 기준은 없었다”면서 “고시되는 (인증) 기준은 정량적으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사기업에 유연 근무 등 가족친화제도의 도입을 활성화하는 것이 인증제의 목표이기 때문에 기준을 충족한 기업들에 대해 인증을 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족친화인증은 여가부 산하 가족친화인증사무국이 인증을 신청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서면심사와 현장실사 등 인증심사를 진행하고, 이를 여가부가 최종 확정하는 구조로 이뤄진다.     

여가부 측은 “(유니클로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이라는 점에서 봤을 때 적절하지 않다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한다”면서 “향후 여성인권 침해 여부 등의 기준들까지 고려하는 제도적 보완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9년 4월 ‘헌법불합치’ 판결..법개정 못해 1월1일부터 처벌조항 효력 상실
‘입법 공백’에 처벌 사라지지만 낙태 여성 제도적 지원도 ‘동반 공백’..후속 대책 서둘러야

지난 10월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청소년·청년 페미니스트 100인 선언 '낙태 처벌의 세대-시대는 끝났다' 기자회견. 2020.10.1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지난 10월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청소년·청년 페미니스트 100인 선언 ‘낙태 처벌의 세대-시대는 끝났다’ 기자회견. 2020.10.1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앞으로 보름도 안돼 임신 주(週)수나 사유와 전혀 무관하게 모든 ‘임신중지(낙태)의 비범죄화’가 시작될 전망이다.

헌법재판소로부터 위헌 판결을 받은 형법상 낙태 처벌 조항의 연내 개정이 사실상 무산된 데 따른 ‘입법 공백’ 상태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조속한 입법 보완 작업이 요구되고 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4월 헌재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에도 불구하고 국회가 법 개정을 완료하지 못함에 따라 현행 형법상 낙태 처벌 관련 조항은 내년 1월1일부터 효력을 잃게 된다.

당시 헌재는 낙태를 처벌하도록 한 형법 조항이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며 ‘위헌’으로 판단하면서도 즉각적인 위헌 판결에 따른 혼란을 감안해 2020년 12월31일까지 국회가 이를 반영한 법 개정을 완료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이에 정부는 최근 임신 초기인 14주까지 낙태를 허용하며, 15주부터 24주까지는 기존 허용 사유에 사회적·경제적 사유를 추가한 일정조건 하에 낙태가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의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국회에서의 법 개정 논의는 지난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형법 개정안 공청회 이후 단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둘러싼 갈등으로 여야가 연일 전쟁을 벌이고, 4개 부처 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 정국도 가까워오면서 연말까지 낙태죄 관련 형법 개정을 기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지난달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로 넘어온 정부안과 더불어 권인숙·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조해진·서정숙 국민의힘 의원,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형법과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내놨지만 순식간에 정치권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입법 공백이 기정사실화하자, 헌재의 판단 취지를 적극 받아들여 낙태죄 처벌에 문제 의식을 갖고 법 개정 논의에 참여해 온 쪽에서는 오히려 안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낙태를 처벌할 조항이 사라지는 입법 공백은 곧 현실에서 ‘낙태죄 전면 폐지’와 다름없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한 의원은 통화에서 “지금의 한국에서 국회가 결정하기에는 너무 논쟁적인 문제”라며 “결과적으로 헌재 취지에 맞는 결과가 나온 만큼 차라리 잘 된 것 같다”고 말했다.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낙태죄 개정 관련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2020.12.8/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낙태죄 개정 관련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2020.12.8/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앞으로도 당분간 국회의 적극적인 낙태죄 관련 논의는 기대하기 어렵다.

이르면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논의가 재개될 수는 있지만,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4월)와 차기 대선을 앞둔 당내 경선으로 이어지는 ‘정치의 계절’이 돌아오기 때문에 관련 논의가 탄력을 받기는 쉽지 않아서다.

그러나 입법 공백에 안도하는 쪽에서도 이런 상태가 장기화하는 것을 마냥 반길 일은 아니라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낙태 여성에 대한 처벌은 사라지겠지만, 입법 공백으로 인해 낙태 여성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제도적 지원까지 여전히 빈칸으로 남게 되기 때문이다. 입법 공백에 따른 수동적인 ‘낙태의 비범죄화’가, 입법으로 완성되는 ‘완전한 낙태죄 폐지’와 구별되는 지점이다.

국회가 빠르게 Δ수술 외 ‘미프진’ 등 약물을 이용한 임신중지 허용 Δ의료보험 지원 Δ상담 지원 등 모자보건법 개정을 중심에 둔 후속대책을 논의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이유다. 언제가 될지 모를 형법 개정만을 바라보며 다른 일마저 손을 놓아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우리보다 먼저 낙태죄 입법 공백을 경험한 캐나다가 대표적인 사례다. 캐나다는 우리처럼 1980년대 낙태죄 처벌 조항이 위헌 판결을 받은 이후 정치권이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30년 가까이 낙태에 대한 처벌이 사라졌다. 대신 그 사이에 정치권은 낙태 여성을 지원·보호하기 위해 움직였고, 낙태는 의료행위로 인정받으며 행해지게 됐다.

정치권 관계자는 “주 수와 사유를 논의하는 단계를 벗어나 실제 여성의 임신중지에 있어 안전성과 접근성을 높여 나가는 후속대책이 논의돼야 한다”며 “법 개정 논의는 워낙 어렵기 때문에 빠르게 완료되지 못하더라도, 후속대책이 보강된다면 여성의 안전을 보장할 체계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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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프랑스 국민, 내년 가을까지 봉쇄 겪어야”
‘코로나 확진’ 마크롱 “순간의 부주의와 불운 겹쳐 일어난 일”

이달 14일 프랑스 파리에서 봉쇄 조처에 항의하는 요식업소 주인들 [EPA=연합뉴스자료사진]
이달 14일 프랑스 파리에서 봉쇄 조처에 항의하는 요식업소 주인들 [EPA=연합뉴스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프랑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18일(현지시간) 기준 6만명을 넘었다고 로이터통신과 AFP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현재 신규 사망자는 610명으로, 누적 사망자는 약 6만200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프랑스는 세계에서 7번째로 누적 사망자가 6만명 이상인 나라가 됐다.

프랑스 외에 유럽 지역에서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6만명이 넘는 곳은 이탈리아(약 6만7천명)와 영국(약 6만6천명)이다.

로이터통신은 18일 신규 사망자 가운데 264명이 병원에서 치료 도중 숨졌고, 요양원에서 지난 사흘간 모두 346명이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18일 기준 프랑스의 신규 확진자는 1만5천674명이 추가돼 누적 확진자는 약 245만명으로 늘었다.

프랑스의 상황과 관련해 감염병 전문가 장-프랑수아 델프레시는 현지 BFM방송에 “백신 생산이 2∼3주 전 예측했던 것보다 더 늦어질 것”이라며 “프랑스와 유럽이 보유한 생산 능력을 고려하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랑스 국민이 내년 가을까지 지금과 같은 봉쇄를 견뎌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거의 그렇다”라고 답했다.

유럽연합(EU)은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사용이 인증되면 이르면 이달 27일부터 접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코로나19에 감염돼 격리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8일 동영상을 통해 “잘 지내고 있다”라며 “무척 조심했는데도 내가 확진됐다는 사실은 바이러스가 정말 모두에게 닿을 수 있다는 방증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염병 감염은 아마도, 거의 틀림없이 순간의 부주의와 불운이 겹쳐서 일어난 일”이라고 덧붙였다.

hskang@yna.co.kr이슈 ·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서울신문]

장례식장에서 치워 놓은 의자들 - 경기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를 막고자 장례식장, 결혼식장 등에 대해 집합제한 행정명령을 내린 가운데 2일 오전 수원의 한 장례식장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기 위해 식당에서 치워 놓은 의자들이 쌓여있다. 2020.6.2 연합뉴스
장례식장에서 치워 놓은 의자들 – 경기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를 막고자 장례식장, 결혼식장 등에 대해 집합제한 행정명령을 내린 가운데 2일 오전 수원의 한 장례식장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기 위해 식당에서 치워 놓은 의자들이 쌓여있다. 2020.6.2 연합뉴스

40대 A씨는 10년 전 아버지 장례식만 생각하면 서러워진다. 자신이 맏이인데도 상주는 막내 남동생이 했고, 발인하는 날 영정사진도 남동생이 들었다. 갓을 쓴 생전 처음 본 집안 어르신이 나서 장례를 주도하며 남동생과 모든 것을 상의했고, 자신은 찬밥신세였다. 아버지를 잃은 슬픔마저 찬밥 취급을 당한 것 같아 두고두고 가슴에 남았다.

위계적이고 가부장적인 장례문화는 A씨 집안 만의 일이 아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50대 1312명을 대상으로 한국의 장례문화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남성은 상주나 주요 의사결정자 역할을 하는 데 반해, 여성은 부차적이고 보조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19일 설문조사를 담은 ‘한국 장례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및 성평등한 장례문화 모색’ 이슈페이퍼에 따르면 상주의 역할, 영정사진과 위패 들기, 의사결정 권한과 상주 이후 제주의 역할까지 남성이 맡고 있다는 인식이 강했다. 특히 ‘상주 역할, 영정사진이나 위패를 드는 것은 주로 남성’이라는 데 95%가량이 공감했다.

반면 ‘상주는 남성, 여성은 조문객 맞이’라는 식의 기존 장례식 성역할에 대해선 반수 이상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해 현실과 인식간 선명한 차이를 보였다. ‘상주는 남성이 해야 한다’는 진술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라는 응답률이 60.0%로 과반을 넘었고, 특히 ‘장례에서 여성은 음식을 준비하고 조문객을 대접해야 한다’는데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9.6%로 더 많았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송효진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장례문화는 모든 절차와 의식이 남성 중심으로 이뤄지고 여성은 주변화되어 가부장제가 극대화됐다”며 “현재 우리 사회에서 요구되는 성평등 문화 수준과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 변화에 따라 가족의 모습과 구성이 다양해지고, 가족 문화와 가치도 많이 변화했으나 유독 장례 절차만은 남성과 아들 중심의 형식적 경직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설문조사 참여자의 89.2%는 ‘성차별적 제사 문화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85.8%가 ‘기존의 장례방식은 1인 가구, 비혼 증가 등 최근의 가족 변화와 맞지 않는다’는데 동의했다.

‘장례에 상주가 필요한가’란 질문에 63.9%는 여전히 필요하다고 했으나,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도 36.1%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상주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사람을 대상으로 ‘사랑하는 사람·가족의 장례식에서 상주는 누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를 묻자, 36.9%는 ‘장남·장손’, 36.0%는 ‘가족이 상의해 결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고인과의 친밀도 순’(10.0%), ‘성별에 관계없이 나이순’(6.8%) 등의 답변도 있었다. 남성 중심의 상주가 아닌 다양한 관계들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장례와 관련된 중요한 의사결정은 누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48.0%가 ‘외가, 친가, 성별 등 구분없이 남은 가족들이 상의해서’라고 답했으며, ‘상주를 정하고 상주를 중심으로’라는 의견도 22.6%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84.7%는 ‘성별에 따라 역할을 한정하고 차별하는 장례문화를 개선하려면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송 연구위원은 “응답자들이 전반적으로 성평등한 장례문화에 대해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으며 해당 정책에 대한 요구가 높은 편”이라며 “가부장적이고 성 불평등한 장례문화 관련 법제를 개선하고, 성평등한 장례문화 확산을 위한 홍보·캠페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비혼, 1인 가구, 제도 밖의 친밀한 관계에 있는 당사자들이 자신의 죽음 이후 장례 등을 부탁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제도적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Copyrightsⓒ 서울신문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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