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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추미애에 이어 이번에는 변창흠이다. 박성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과거 스크린도어 사고 피해자를 향한 막말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이었다”고 비판했다. 공개적으로 변 후보자에 비판적 의견을 내놓은 여당 인사는 박 최고위원이 처음이다.1996년생 ‘청년’ 최고위원의 말에는 거침이 없다. 일부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배신자” 등 비난에도 소신 발언을 멈추지 않는다. 진영 논리에 갇힌 정치판에서 보기 힘든 20대 특유의 신선한 행보라는 평가다.파워볼
‘구의역 김군’ 막말 논란 변창흠에 “국정운영 철학과 맞는지 의문”

[과천=뉴시스] 박주성 기자 =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7일 오전 경기도 과천 서울지방국토관리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0.12.07. park7691@newsis.com
[과천=뉴시스] 박주성 기자 =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7일 오전 경기도 과천 서울지방국토관리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0.12.07. park7691@newsis.com

박 최고위원은 21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나와 변 후보자의 SH공사 사장 시절 스크린도어 사고로 숨진 ‘구의역 김군’ 발언과 관련해 “청문회 과정에서 송곳 검증이 돼야 한다”며 “과연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철학과 맞는 가치의 발언이었는가를 생각해보게 된다”고 비판했다.파워볼엔트리

앞서 변 후보자는 2016년 SH공사 내부 회의에서 ‘구의역 김군’ 사건과 관련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걔(구의역 김군)만 조금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는데 이만큼 된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박 최고위원은 “어떤 분들은 국토부 장관으로서의 업무 수행능력에 좀 더 초점을 맞춰서 봐야 한다고 말씀을 하지만 (과거 발언은) 비판을 받아도 마땅한 사안”이라며 “후보자의 자질과도 연관 지어 생각해볼 부분”이라고 강조했다.다만 변 후보자의 ‘지명 철회’까지 이어질 부분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충분히 본인이 소명하고 사과해야 하며 청문회장에서 이에 대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오히려 야당에 송곳 검증을 주문했다.
김현미 ‘영끌’ 발언엔 “정치권이 성찰해야”, 성비위 관련해서도 쓴소리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잠시 얼굴을 만지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2.0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잠시 얼굴을 만지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2.03. photo@newsis.com

박 최고위원의 소신 발언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9월 부동산 시장 불안이 고조됐을 당시 논란이 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30대 영끌’ 발언에 대해선 “청년들에게 집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에 대해서 충분히 공감하고 있는지 정치권이 좀 성찰해봐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당시 김 장관은 “법인과 다주택자 등이 보유한 주택 매물이 많이 거래됐는데, 이 물건을 30대가 영끌로 받아주는 양상”이라며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말해 국민 정서를 고려하지 못한 발언이라는 비판을 받았다.파워볼사이트

김 장관의 발언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박 최고위원은 ‘청년의 관점’을 이해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실제 청년들은 지금 당장 집을 사지 않으면 큰일이 날 것 같은 절박함이 드는 것”이라며 “단순 집값이 오르고 있고 이런 부분에 무리를 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기보다”라고 설명했다.오거돈 전 부산시장,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등 민주당 성 비위 사건과 관련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작심 발언했다. 그는 “무관용의 원칙으로, (보궐선거) 공천 원천 배제까지도 검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당헌을 고쳐 보궐선거 공천을 공식화한 바 있다.
‘검찰 개혁’ 추미애 향해도 “과하다” 지적에 일부 반발 “민주당 나가라”

[과천=뉴시스] 박미소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전 경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2020.12.21. misocamera@newsis.com
[과천=뉴시스] 박미소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전 경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2020.12.21. misocamera@newsis.com

여권에서 가장 예민한 검찰 개혁’ 국면에서도 박 최고위원의 소신 발언은 이어졌다. 지난달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이른바 ‘한동훈 방지법’ 추진 당시 박 최고위원은 “과하다”고 지적했다. 추 장관은 피의자가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숨기고 수사를 방해하는 경우 법적으로 제재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를 두고 박 최고위원은 “대한민국에서는 자신에 불리한 진술을 안 할 수 있는 권리 자체가 기본적으로 전제돼 있다”며 “헌법상 가치 등 넘어서는 안 되는 금도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이 사안 자체가 좀 과하게 논의되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고 추 장관을 비판했다.

이렇듯 비판할 부분은 비판하는 모습이 반복되며 민주당 핵심 지지층 사이에서는 미운털이 박힌 모양새다. 친문 커뮤니티에선 “뜨고 싶어서 작정한 것 같다”, “야당에 좋은 일만 한다”, “빨리 당에서 정리를 했으면 좋겠다” 등 박 최고위원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는 반응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일부 반발에도 박 최고위원에 대한 정치권 반응은 현재까지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내 약점으로 지목됐던 청년과 여성에 대한 목소리를 힘있게 전달한다는 평가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이낙연 대표의 지명직 최고위원 인사와 당직 인사는 당에 올바른 변화를 준 것으로 호평을 받았다”고 말했다.이동우 기자 canelo@mt.co.kr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서울시 주요 현안으로는 63.3%, ‘부동산 정책’ 꼽아.. 야권 유리 점쳐져

▲그래픽=이정주 디자이너
▲그래픽=이정주 디자이너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서울시민 다수가 내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현 정부에 대한 심판(정권심판론)’ 여부를 판가름할 장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더해 서울시 내 시급한 현안으로 ‘부동산 문제’를 꼽아 여권의 고전이 예상된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 19~20일 서울특별시에 거주하는 만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선거의 주요 쟁점’를 조사한 결과, ‘정권심판론’이라는 응답이 41.9%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야권에 대한 심판(야권심판론)’은 17.4%, ‘차기 대선 전초전으로서의 정치공방’은 16.5%, 기타는 16.7%, 잘모름·무응답은 7.5%로 집계됐다. ‘정권심판론’과 ‘야권심판론’ 간의 격차는 24.5%p로 두배 가량의 차이를 보였다. 

‘정권심판론’에 대한 응답은 주로 남성(43.1%), 60대 이상(54.5%)과 30대(40.7%), 서대문구·종로구·중구·마포구·은평구·용산구가 포함된 2권역(47.2%), 국민의힘(74.3%)과 국민의당(68.3%) 지지층, 보수성향(58.9%)에서 높게 나타났다.

‘야권심판론’은 남성(21.1%), 40대(22.0%)와 18·19세를 포함한 20대(20.0%), 열린민주당(40.0%)과 더불어민주당(31.2%) 지지층, 진보성향(21.7%)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눈에 띄는 점은 서울권에서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가장 많은 3권역(강동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에서 21.8%가 ‘야권심판론’을 꼽아 타 권역보다 높았다는 정도다.

이 가운데 서울시 현안을 둘러싼 쟁점으로는 ‘부동산 가격 급등과 부동산 정책’이 63.3%로 압도적 우위를 차지했다. ‘서울시 코로나 방역 및 책임 공방’은 10.4%, ‘서울시장 성희롱 사퇴관련 논쟁’은 6.9%, ‘행정수도 이전문제’는 6.2%, ‘기타’는 9.9%, ‘잘모름·무응답’은 3.2%였다.

‘부동산 사태’와 관련한 응답은 이른바 ‘강남 4구’로 불리는 3권역에서 70.2%의 응답률을 기록하며 높았다. 2권역은 68.9%, 1권역(동대문구·도봉구·강북구·노원구·중랑구·성북구·성동구·광진구)과 4권역(강서구·양천구·영등포구·동작구·관악구·구로구·금천구)은 각각 59.4%로 집계됐다.

조사는 한길리서치가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조사방식(유선전화면접 17%, 무선 ARS 83%, 무작위 RDD추출)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9.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다. 통계보정은 2020년 10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보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길리서치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hyeonzi@kukinews.com갓 구워낸 바삭바삭한 뉴스 ⓒ 쿠키뉴스(www.kuki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반문연대, 국민적 공감 얻기 어려워”
새로운 가치·비전 위해 움직일 수도

[서울신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에 불이 붙은 가운데 일각에서는 안 대표가 윤석열 검찰총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과 손잡고 ‘중도연합’을 구성해 정계 개편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 대표가 ‘야권 단일 후보’로 문재인 정부를 심판해야 한다고 승부수를 던졌지만, 국민의힘이 “먼저 우리 당으로 입당한 뒤 당내 경선부터 치르라”는 입장이어서 여의치 않을 경우 서울시장 선거판에 내년 대선까지 후폭풍이 계속될 정계 개편 폭탄을 던진다는 것이다. 안 대표는 이번 출마로 정치생명을 건 상태이고, 윤 총장도 청와대와 여권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하지 않음으로써 이미 자기 정치를 전개하고 있다. 야권이 눈독을 들여 온 김 전 부총리도 정치권에서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는 걸 싫어하지는 않는 눈치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21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최근 여의도, 학계 등에서 한국 정치 발전을 위해서는 안 대표가 ‘중도연합 시나리오’로 가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는 말씀을 해 주는 분이 상당히 많다”며 “정치는 상대적인 것이고, 현직에 계신 분들도 있어 당사자들과 실제 논의를 한 적은 없지만 새로운 정치 모델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느냐, 양당이 합당하느냐 등에 대해서만 거론되는데, 과연 그런 단일화가 성공한다고 해도 국민적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단일 후보를 세운다면 중도와 중도진보까지 포용하는 효과를 내야 하는데,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들어가면 기존에 갖고 있던 중도 확장성까지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궐선거에서 이기고 정권 교체까지 하려면 새로운 가치와 비전을 담아야지, 반문(반문재인) 연대 정도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안 대표의 혁신 플랫폼 개념에는 중도연합도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중도연합 시나리오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원내 3석뿐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단일 후보가 되려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미리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이런저런 말을 던져 놓는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Copyrightsⓒ 서울신문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출 총량 관리위해 은행권 일제히 가계대출 ‘옥죄기’

은행권이 연말 대출 총량 관리를 하기 위해 가계대출 옥죄기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연말까지 원칙적으로 2000만원을 초과하는 신규 가계 신용대출을 막는다는 방침이다. 억대는 물론이고 2000만원이 넘는 신용대출조차 받기 어려워진 셈이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연말까지 2000만원을 초과하는 모든 신규 가계 신용대출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신규 신청하거나 증액을 요청한 신용대출이 2000만원을 넘으면 대출 승인을 내주지 않기로 한 것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부터 1억원이 넘는 모든 가계 신용대출을 원칙적으로 중단했었다. 또 다른 은행에서 받은 주택담보대출을 KB국민은행 주택담보대출로 갈아타는 ‘타행 대환 주택담보대출’도 막았었다. 여기에다 더 강한 대출 규제에 나선 셈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연말 급격한 가계대출 증가와 이에 따른 리스크(위험) 확대를 막으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출 희망일이 내년 1월 4일 이후이거나 대출서류 최초 송부 일이 지난 21일 이전인 경우 서민금융 지원 신용대출(KB사잇돌중금리대출·KB새희망홀씨Ⅱ·KB행복드림론Ⅱ 등)은 승인이 가능하다.

최근 연말을 앞두고 대출 총량 관리 숙제가 발등에 떨어진 은행권은 일제히 신용대출 창구의 문턱을 대폭 높이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는 지난 17일부터 직장인 고신용자 대상 신규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을 중단했다. 또 신용대출 금리를 최저 연 2.42%로 0.2%포인트 인상하고, 마이너스통장 통장 대출 금리도 최저 2.88%로 0.2%포인트 높이는 식으로 ‘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신한은행도 지난 15일 이후 ‘쏠편한 직장인 신용대출’을 포함한 직장인 비대면 신용대출 신청을 받지 않고 있다.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 신용대출 한도를 직군별 2억5000만~3억원에서 일제히 2억원으로 낮췄다. 우리은행은 비대면 신용대출 주력 상품인 ‘우리 원(WON)하는 직장인대출’ 판매를 중단했다. 하나은행도 이르면 이달 말부터 의사ㆍ변호사 등 전문직 신용대출 기본 한도를 1억5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대폭 축소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은 연말까지 대출 상담사를 통한 주택·오피스텔 담보대출, 전세대출 모집도 막는다는 방침이다. 대출 상담사는 카드 모집인과 비슷하게 은행 외부에서 대출 상담창구 역할을 하며 실제 은행과 차주(돈 빌리는 사람)를 연결해준다. 은행들이 이들을 통한 대출 신청을 당분간 받지 않겠다고 나선 것이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GoodNews paper ⓒ 국민일보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수해 4개월 전남 구례·충남 금산 가 보니

[서울신문]지난여름 댐 방류와 함께 물난리가 나면서 집을 잃거나 농사를 망친 주민들이 엄동설한에 서 있다. 댐 방류로 인한 ‘인재’를 주장하는 주민들이 유례없이 정부와 ‘댐 하류 수해원인 조사협의회’를 구성했지만 아직 용역도 착수하지 않았다. 조사 기간도 6개월 걸리는 데다 배상 여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조사결과에 충실히 따르겠다”며 “수해가 댐 방류 탓인지, 자연재난인지, 하천 문제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배상부터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용담댐, 섬진강댐, 합천댐 등이 있는 충남, 충북, 전북, 전남, 경남 등 5개 도, 16개 시군의 댐 하류 수해 주민들은 불안감 속에 언제쯤이나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목숨줄 같은 농사를 다시 시작할 수 있는지 막막하다. 주민들의 심정을 들어 봤다.

전남 구례공설운동장에 설치된 임시 주거용 조립주택인 컨테이너 박스. 양정마을 20여개, 공설운동장 18개, 마산면 7개 등 50가구가 아직도 집을 짓지 못하고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전남 구례공설운동장에 설치된 임시 주거용 조립주택인 컨테이너 박스. 양정마을 20여개, 공설운동장 18개, 마산면 7개 등 50가구가 아직도 집을 짓지 못하고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21일 오후 2시쯤 찾은 전남 구례군 읍내 곳곳에 ‘정부는 섬진강 수해참사 책임자를 처벌하라’ 등 정부와 수자원공사를 규탄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지난 8월 541㎜의 폭우로 섬진강 지류 제방이 무너져 1188가구가 침수 피해를 입은 구례는 계절이 두 번 바뀐 한겨울이 됐는데도 수해의 고통이 여전했다. 지리산 자락을 타고 내려온 매서운 찬 바람이 몸을 파고들었다.

●무허가 주택 이유로 새집 착공도 못 해

이재민 50가구는 지금도 컨테이너박스에서 산다. 양정마을 20여개, 공설운동장 18개, 마산면 7개 등에 흩어진 임시 조립주택은 싱크대, 붙박이장, 화장실과 냉난방 시설을 갖춘 24㎡(약 7.3평)로 비좁고 답답하지만 당장 돌아갈 집이 없다.

수해 때 소떼까지 지붕으로 피신했던 양정마을의 4가구는 집이 완파됐지만 무허가라 아직 새집 착공도 못 하고 있다. 안재민(70) 할머니는 “집이 무허가라고 해 보상을 못 받았다”면서 “지붕 위에 올라가고, 방 안으로 피한 소 10마리를 구하려고 군청 직원들이 중장비로 집을 부수며 ‘책임지고 알아서 해 준다’고 했는데 지금은 나 몰라라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인근 봉동마을 컨테이너박스에서 지내는 김보운(83) 할머니는 “길옆에 세워 놔 차가 지나가면 집이 움틀움틀 움직이고, 소음도 심하다. 밤이 되면 손이나 코가 베어지는 것처럼 춥다”고 했다. 김 할머니는 “천장이나 벽이 너무 얇아 수건, 이불 등으로 틈새를 가려도 찬 바람이 쌩쌩 들어온다”며 “이런 컨테이너를 정부가 3000만원에 사라고 한다. 돈도 없지만 이런 불량품을 터무니없는 값에 사라니…”라고 혀를 찼다. “농장이 침수돼 나무 300그루도 다 죽었는데 보상 얘기조차 없다”고도 했다. 구례공설운동장 컨테이너박스에서 겨울나기하는 이재민들도 ‘하루빨리 대책을 세워 달라’고 호소했다.

김관웅(54)씨 집 문 앞은 각종 생활용품이 쌓여 한 명 드나들기도 힘들었다. 김씨는 “창문으로 빗물이 들이치고, 난방이 부실해 겨울을 어떻게 보낼지 끔찍하다”면서 “여든 넘은 어머니는 수해 때 충격으로 쓰러져 요양원으로 갔다”고 눈물을 보였다. 앞집 모녀가 “우리는 물이 안 나오는데 거기는 어때요”라면서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 속에 수도·오폐수 시설이 보호막 없이 밖으로 노출된 게 오버랩됐다. 주민들은 “동파가 걱정된다고 매일같이 호소해도 고쳐 주지를 않아 가슴에서 천불이 난다”고 불만을 쏟아 냈다. 김씨는 “수해 배상은 없고, 조립식 주택은 불량이고, 사람들 관심은 사라지고… 하루하루 버티는 삶이 너무 힘들다”고 했다.

수해가 휩쓸고 간 충남 금산군 제원면의 인삼밭을 망연히 바라보고 있는 김상우씨. 인삼밭에서는 포클레인이 여전히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수해가 휩쓸고 간 충남 금산군 제원면의 인삼밭을 망연히 바라보고 있는 김상우씨. 인삼밭에서는 포클레인이 여전히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댐이 생기기 전에는 이런 일이 없었다”

충남 금산군 제원면 저곡리 김상우(60)씨는 “지난여름 용담댐에서 방류한 물이 인삼밭을 휩쓸고 가면서 1년생부터 4년생까지 인삼이 모두 썩어 버렸다”면서 “연말·연초에 갚을 빚이 수천만원인데 손에 남은 게 한푼도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5000만원은 있어야 인삼 농사를 다시 할 수 있는데 빚을 갚지 못하니 돈을 더이상 안 빌려준다”고 했다. 김씨는 저곡리 2만 6000여㎡에 인삼과 약초인 지황을 재배했다. 김씨는 “농사 다 끝내고 두 달만 있으면 인삼과 지황을 팔아 5억원이 들어올 판인데 댐 방류로 틀어졌다”며 “아들이 아파트도 계약했는데 이를 어쩌느냐”고 발을 굴렀다.

물난리는 지난 8월 초 터졌다. 7일 낮 초당 292t을 방류하던 용담댐에서 하루 만에 10배나 되는 2919t을 쏟아 냈다. 금강 물이 역류해 높이 7~8m의 봉황천 둑을 넘어 인삼밭을 덮쳤다. 제원·부리면 875 농가 141만 6862㎡의 인삼밭이 한순간에 쑥대밭이 됐다.

이날 둘러본 인삼밭은 황량했다. 축구장 수십개 크기의 저곡2리 앞 호평뜰 인삼밭 일부는 누런 잡초가 수북이 덮였고, 일부는 벌거벗은 지주목만 서 있다. 철거한 차광막과 지주목이 곳곳에 쌓였고, 포클레인이 여전히 복구작업 중이었다. 김씨는 “이웃 한두 명이 혹시 싹이 날까 해서 물에 잠겼던 밭에 씨앗을 심었는데 그게 되겠느냐. 높이 1.8m 지주목이 안 보일 정도로 침수됐었는데…”라고 했다. 수해로 평생 인삼 농사를 지어 온 95세 할아버지가 충격을 받아 사경을 헤매는 등 병원 신세를 진 주민이 한둘이 아니라는 김씨는 “용담댐이 생기기 전에는 이런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농협 등에 농기구 임대료 등 2100만원, 농약·퇴비 구입비 1500만원 등 3600만원의 빚이 있다. 김씨는 “빚도 갚고 아들도 도와주려고 했는데 다 끝났다”고 한숨을 쉬었다. 금산은 인삼 유통의 70%를 차지한다. 김씨는 “재난지원금으로 받은 900만원은 차광막·지주목 철거에 다 썼다”며 “정부나 수자원공사에서 20~30%라도 배상금을 선지급해 주지 않으면 사채라도 써야 할 판이다. 잠이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글 사진 금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구례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Copyrightsⓒ 서울신문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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